본문 바로가기

뉴스 확확 라운드업

<라운드업> 피자가 뭐길래... '피자 전쟁'(5/18 updated)




2011년 3월


이마트의 ‘피자’ 논쟁, 롯데마트의 ‘통큰 치킨’ 논란이 한동안 전국을 들썩이게 했었죠. 하지만 대형소비를 부추기는 현대의 기업 시스템 속에서 살아가는 한, 똑같은 본질의 문제들을 반복해서 접할 수밖에 없나봅니다. 피자 전쟁은 다시 시작됐습니다. 이번엔 롯데마트의 ‘더 큰 피자’입니다.


▶‘마트표 피자’ 1㎝ 더 큰 전쟁




피자, 치킨에 이어  GS리테일이 GS슈퍼마켓을 통해 무게 600g으로 일반 햄버거보다 4배 큰 초대형 햄버거인 '위대한 버거'를 팔겠다고 나섰죠.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서로 초저가 상품의 수식어가 된 "통큰"을 놓고 브랜드 설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발단은 지난 3월 24일부터 홈플러스가 창립12주년 기념으로 '착한 가격' 캠페인을 벌이면서, "통큰보다 착한 치킨"이라는 이름으로1000짜리 생닭을 판매한데서 시작합니다.   


2011년 5월


경기불황으로 저가제품 마케팅이 인기를 끌면서, 롯데마트가 '흑마늘 양념치킨'을 내놓았는데, 이게 전국 88개 점포에서 단돈 7000원에 팔리고 있어서, '통큰치킨'을 떠올린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대용량인데다 즉석에서 튀겨팔고, 용량대비 저렴한 가격을 강조했기 때문입니다. 
 




피자논쟁은 2010년 10월 처음 시작돼, 이미 '불거진' 지 좀 되었죠. 하지만 쉽게 끝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사람들의 '밥줄'이 달려 있는 일이니까요.

발단은 '이마트 피자'였습니다. 

이마트가 '다른 가게보다 크고 싼 즉석피자'를 팔면서 동네 피자가게들이 망하고 있다며, 네티즌들이 재벌기업의 욕심을 비판했습니다. 그러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소비를 이념적으로 하나? 어차피 고객의 선택이다"라고 일축했습니다.

 




“님이 걱정하는 만큼 재래시장은 님을 걱정할까요?” (정용진)

이마트 피자 크기 논쟁에 대해서는 이미 여기 KHross 블로그에서도 잠깐 지나가며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용균 기자가 '피자의 과학'에 대해 http://khross.khan.kr/2 에서 유머러스하게 언급했었죠.
 

정 부회장의 글에 대해 서울대 조국 교수가 9월 26일자 한겨레신문에 기고를 했습니다. 

"정 부회장이 ‘이념’을 말하니 헌법의 경제이념부터 보자. 헌법 제119조는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한다. 헌법은 자유경쟁의 이름 아래 시장 약자를 몰락시키는 경제질서를 상정하지 않는다. 일찍이 영국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는 “사자와 소를 위한 하나의 법은 억압이다”라고 갈파하였다. 사자와 소를 한 울타리에 넣어 놓고 자유롭게 경쟁하라고 하는 것은 사자보고 소를 잡아먹으라는 얘기와 같다. 여기서 칸막이를 만드는 국가의 역할이 긴요하다."

▶ 글은 여기에 퍼놨습니다: http://economy.khan.kr/49  


벨기에에서 대안경제를 공부하고 계신 엄형식님도 유로진보넷에 '이념적 소비'에 대한 글을 올렸습니다.

▶ [벨기에에서 본 '다른 경제' 이야기] 이념적 소비를 위하여!

저도 인간은 본질적으로 자기의 생존본능에 충실한 동물
이라는 점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인간이 인간인 이유는 스스로의 행동을 성찰할 수 있고, 이성을 통해 본능을 관리할 수 있는 존재라는 점이지요. 이런 점에서 이성적인 인간들이 수행하는 소비를 비롯한 경제활동 역시 성찰적일 수 있고, 다양한 가치와 원칙에 따라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주머니 사정을 생각해서 싼 것을 찾을 수 있지만 어떤 사람은 생태적 결과를 고려해서 조금 부담되도 유기농 식품을 선택할 수 있고, 어떤 사람은 노동탄압을 하는 기업의 물건은 구매를 거부할 수 있죠… 

사람이 누구나 다, 언제나, '이익'만 생각하고 소비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정 부회장을 지지하는 여론도 없지는 않습니다.

[주간조선] 2125호에는 "정용진 부회장의 트위터 경영 고객과 통하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은둔 아닌 노출… 팔로어 5만7000명 거느린 신종 경영인...(중략) 그는 신세계·이마트와 관련된 팔로어들의 불만이나 제안·의견에 일일이 댓글을 단다. 소비자 민원이 들어오면 즉시 담당자에게 조치를 취해 팔로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이따금씩 제기되는 팔로어들의 ‘까칠한’ 비평에 대해서는 반박도 서슴지 않는다. 신세계 내부에선 이 같은 ‘트위터 소통’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한 임원은 “이동시간, 식사 전후, 아침 저녁 등 짬이 날 때마다 본인이 직접 글을 올린다”며 “고객과 직접 의견을 나누면서, 잘못한 것이 있으면 바로바로 사과하고 고칠 것이 있으면 곧바로 수정하기 때문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좋은 반응으로만 볼 수는 없는 것이...
논쟁 2라운드가 벌어졌습니다.
 
28일 밤부터 트위터를 통해 논쟁을 벌인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사진 왼쪽)과 나우콤 문용식 대표

누가 옳다 그르다를 어떻게 딱 잘라 말하겠습니까마는.
사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의 '씨를 말린다'는 비판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닙니다.

위클리 경향 최근호에 실린, '시골의사' 박경철 님의 글은, 피자가 크냐 작냐를 떠나 '기업의 지배구조'라는 것에 대해 더 큰 문제제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 논쟁은 결코 가벼운 사안이 아님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죠.

 

피자 때문에 여러 가지 생각하게 되네요.

덤으로...
피자에 대한 전~혀 다른 글 하나 올려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