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래용 디지털뉴스편집장
“천성관 검찰총장이 발령났다고. 그러면 엄청난 인사요인이 있겠네. 천성관 아주 친하거든. 나는 무조건 발령난다. 부산이나 검찰국장 두 자리 중에 간다.”
스폰서 검사의 주역 박기준 부산지검장은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내정되던 날 스폰서 업자와의 통화에서 자신의 인사를 예고했다.
그가 꼽은 두 곳은 가고 싶다고 갈 수 있고, 능력이 있다고 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부산지검장은 서울중앙지검장이 고검장급으로 승격된 후 지검장 서열 1위가 됐다. 법무부 검찰국장은 전국 검사의 인사를 좌지우지하는 검찰 내 ‘빅4’ 요직 중 하나다. 보통 검사라면 누가 들을까봐 입도 뻥긋할 수 없는 노른자위다.
뚜껑을 열어보니 박기준은 장담대로 부산지검장으로 갔다. 그는 경북고에 성균관대를 나왔다. 검찰국장 자리는 경북고에 고려대 출신 인사에게 돌아갔다.
요즘 검찰에선 “TK(대구·경북) 출신에 고대를 나오면 성골, TK나 고대 둘 중 하나면 진골”이라는 말이 나돈다고 한다. 한명숙 전 총리, 미네르바, 조중동 광고불매운동, 간첩사건 등 온갖 시국사건을 도맡는 검사장의 황태자(皇太子) 격인 서울중앙지검장은 TK에 고대 출신이 맡고 있다. 그는 성골의 혈통에 공안 전문 이력까지 갖췄다.
현재 전국 고검(5개)과 지검(18개)의 고검장·검사장 23명 가운데 호남 출신은 의정부지검장 1명뿐이다. 호남 출신 1명 시대는 1949년 검찰 창설 이래 처음이다. 의정부는 수년 전까지 재경(在京) 동·남·북·서부 지청 다음으로 맨 막내 지청이었던 곳이다. 서울지검이 고검급이 되면서 덩달아 산하 5개 지청도 지검으로 격상되었으니, 고전적인 지검의 규모엔 아직 미치지 못한다.
그러고 보면 사실상 호남 출신 지검장은 ‘빵(0)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탕평이니 지역화합이니 뭐라고 둘러대도 속은 내 편 네 편이 따로 있다는 의인불용(疑人不用)이요, 못 믿을 손에 칼자루를 쥐여줄 수 없다는 편중인사다.
사실상 호남 지검장은 ‘빵(0)명’
국세청은 칼 솜씨가 검찰 못지않다. 참여정부 임기 말 임명된 전임 한상률 국세청장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 시절 모 유명 로펌에 대해 특별 세무조사에 들어가 주변을 깜짝 놀라게 했다. “한상률이 이회창을 잡을 수 있다고 했다는데….”
당시 신(新)여권에서는 청장 유임을 위해 충성도를 증명해 보이려는 세무조사란 소문이 나돌았다. 보수여권내 이회창과 이명박의 후원 세력이 겹치는 이 로펌에 대한 세무조사는 유야무야됐다.
한상률은 반 년 뒤에는 태광실업 세무조사를 통해 친노 세력의 등에 칼을 꽂는 ‘박연차 리스트’를 갖다바치며 다시 충성 서약을 했다. 이명박 측에서는 국세청의 가공할 위력을 절감했을 법한 충격의 연속이다. 한상률이 미국으로 달아난 뒤 국세청장 자리를 5개월이 넘도록 공석으로 두며 후임을 물색한 이유다.
결국 국세청장은 서울시와 대선 캠프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도운 교수 출신 MB맨에게 맡겨졌다. 하늘 아래 땅 위에 믿을 건 내 식구뿐이라는 경험 때문일 것이다. 그도 모자라 국세청 차장은 대통령직 인수위에 근무한 TK 출신을 앉혀 2중, 3중 백업 시스템을 갖춰놨다.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 부시장으로 보좌했던 원세훈 국정원장과 TK에 고대 출신인 강희락 경찰청장은 새삼 언급할 것도 없이 정권을 보위하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정권은 매일 양 기관의 효능을 흠뻑 맛보고 있는 중이다.
승자독식, 이 정부의 실용인가
4대 권력기관뿐 아니라 중앙부처 거의 모든 고위공직자와 공기업 기관장·감사, 금융계, 방송사는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S라인’ ‘동지상고’ 출신들로 꽉 들어차 있다. 정권의 상징이자 심장부인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61명 중 인천·울산·광주·전남 출신은 단 1명도 없다. 이젠 기업 사외이사나 정부 발주사업 업자들까지 TK 출신이 아니면 명함을 못 내밀 정도다.
이명박 정부 편중인사는 그들을 제외한 나머지 대다수 사람들에게는 절망과 냉소와 반감의 대못을 박고 있지만 대선 전리품을 뿌려주는 잔치는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다. 이명박이 사상 유례없이 전국적으로 폭넓게 표를 얻어 당선됐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지난 대선에서 대통령이 아니라 대구시장이나 경북지사를 뽑았던 것이 아닌가 고개를 갸우뚱해봐도 어쩔 수 없다. 아무래도 승자독식(winner takes all), 그것이 이 정부의 실용인 것 같다.
“천성관 검찰총장이 발령났다고. 그러면 엄청난 인사요인이 있겠네. 천성관 아주 친하거든. 나는 무조건 발령난다. 부산이나 검찰국장 두 자리 중에 간다.”
스폰서 검사의 주역 박기준 부산지검장은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내정되던 날 스폰서 업자와의 통화에서 자신의 인사를 예고했다.
그가 꼽은 두 곳은 가고 싶다고 갈 수 있고, 능력이 있다고 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부산지검장은 서울중앙지검장이 고검장급으로 승격된 후 지검장 서열 1위가 됐다. 법무부 검찰국장은 전국 검사의 인사를 좌지우지하는 검찰 내 ‘빅4’ 요직 중 하나다. 보통 검사라면 누가 들을까봐 입도 뻥긋할 수 없는 노른자위다.
뚜껑을 열어보니 박기준은 장담대로 부산지검장으로 갔다. 그는 경북고에 성균관대를 나왔다. 검찰국장 자리는 경북고에 고려대 출신 인사에게 돌아갔다.
요즘 검찰에선 “TK(대구·경북) 출신에 고대를 나오면 성골, TK나 고대 둘 중 하나면 진골”이라는 말이 나돈다고 한다. 한명숙 전 총리, 미네르바, 조중동 광고불매운동, 간첩사건 등 온갖 시국사건을 도맡는 검사장의 황태자(皇太子) 격인 서울중앙지검장은 TK에 고대 출신이 맡고 있다. 그는 성골의 혈통에 공안 전문 이력까지 갖췄다.
현재 전국 고검(5개)과 지검(18개)의 고검장·검사장 23명 가운데 호남 출신은 의정부지검장 1명뿐이다. 호남 출신 1명 시대는 1949년 검찰 창설 이래 처음이다. 의정부는 수년 전까지 재경(在京) 동·남·북·서부 지청 다음으로 맨 막내 지청이었던 곳이다. 서울지검이 고검급이 되면서 덩달아 산하 5개 지청도 지검으로 격상되었으니, 고전적인 지검의 규모엔 아직 미치지 못한다.
그러고 보면 사실상 호남 출신 지검장은 ‘빵(0)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탕평이니 지역화합이니 뭐라고 둘러대도 속은 내 편 네 편이 따로 있다는 의인불용(疑人不用)이요, 못 믿을 손에 칼자루를 쥐여줄 수 없다는 편중인사다.
사실상 호남 지검장은 ‘빵(0)명’
국세청은 칼 솜씨가 검찰 못지않다. 참여정부 임기 말 임명된 전임 한상률 국세청장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 시절 모 유명 로펌에 대해 특별 세무조사에 들어가 주변을 깜짝 놀라게 했다. “한상률이 이회창을 잡을 수 있다고 했다는데….”
당시 신(新)여권에서는 청장 유임을 위해 충성도를 증명해 보이려는 세무조사란 소문이 나돌았다. 보수여권내 이회창과 이명박의 후원 세력이 겹치는 이 로펌에 대한 세무조사는 유야무야됐다.
한상률은 반 년 뒤에는 태광실업 세무조사를 통해 친노 세력의 등에 칼을 꽂는 ‘박연차 리스트’를 갖다바치며 다시 충성 서약을 했다. 이명박 측에서는 국세청의 가공할 위력을 절감했을 법한 충격의 연속이다. 한상률이 미국으로 달아난 뒤 국세청장 자리를 5개월이 넘도록 공석으로 두며 후임을 물색한 이유다.
결국 국세청장은 서울시와 대선 캠프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도운 교수 출신 MB맨에게 맡겨졌다. 하늘 아래 땅 위에 믿을 건 내 식구뿐이라는 경험 때문일 것이다. 그도 모자라 국세청 차장은 대통령직 인수위에 근무한 TK 출신을 앉혀 2중, 3중 백업 시스템을 갖춰놨다.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 부시장으로 보좌했던 원세훈 국정원장과 TK에 고대 출신인 강희락 경찰청장은 새삼 언급할 것도 없이 정권을 보위하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정권은 매일 양 기관의 효능을 흠뻑 맛보고 있는 중이다.
승자독식, 이 정부의 실용인가
4대 권력기관뿐 아니라 중앙부처 거의 모든 고위공직자와 공기업 기관장·감사, 금융계, 방송사는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S라인’ ‘동지상고’ 출신들로 꽉 들어차 있다. 정권의 상징이자 심장부인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61명 중 인천·울산·광주·전남 출신은 단 1명도 없다. 이젠 기업 사외이사나 정부 발주사업 업자들까지 TK 출신이 아니면 명함을 못 내밀 정도다.
이명박 정부 편중인사는 그들을 제외한 나머지 대다수 사람들에게는 절망과 냉소와 반감의 대못을 박고 있지만 대선 전리품을 뿌려주는 잔치는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다. 이명박이 사상 유례없이 전국적으로 폭넓게 표를 얻어 당선됐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지난 대선에서 대통령이 아니라 대구시장이나 경북지사를 뽑았던 것이 아닌가 고개를 갸우뚱해봐도 어쩔 수 없다. 아무래도 승자독식(winner takes all), 그것이 이 정부의 실용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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