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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unghyang

[TV읽어주는 향이]'미생물'에 웃고, '토토가'와 춤추고

우리는 어떤 TV프로그램을 보고, 어떤 얘기를 나누고 있을까요? 경향신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지기 ‘향이’가 인터넷 빅데이터를 토대로 측정한 ‘관심도’ 기준으로 어떤 TV프로그램들이 누리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지 정리해드립니다.

 

tvN ‘미생’에 대한 시청자들의 그리움이 반영된 탓일까요. 지난 한 주(12월29일~1월4일) 줌인터넷이 측정한 TV인터넷관심도 순위에서는 ‘미생’을 패러디한 기획 드라마 ‘미생물(tnN)’이 주간 관심도 종합 1위에 올랐습니다. ‘미생’에 대한 열기도 여전해서 관심도 6위를 굳건히 지켰습니다.

 

‘미생물’은 ‘미생’의 여운을 이어받아 tvN이 기획한 2부작 특집 드라마로, 지난 2일(금) 첫 회를 선보였는데요. 로봇연기로 유명한 90년대 아이돌그룹 ‘젝스키스’의 멤버 장수원, 개그맨 황현희 등이 출연해 관심을 끌었습니다.

장수원은 ‘생물’인 아이돌을 꿈꾸던 지망생이었으나 데뷔를 하지 못해 ‘미생물’이 되고 만 장그래 역할을 맡았습니다. 장그래는 원 인터내셔널에서 인턴 생활을 시작하지만 전혀 스펙, 특기, 경력이 없어 ‘요즘 보기 드문 청년’으로 불립니다.

 

"괜찮아요?"

 

장수원은 대사를 읊는 것은 물론 ‘로봇댄스’까지 선보이며 로봇연기의 진수를 보여줬는데요. 영어, 러시아어 등 각종 외국어로 걸려오는 전화에 응대하지 못해 엘리트 여사원 안영이(개그우먼 장도연)를 졸졸 쫓아다니는 모습이나, 외국 바이어 미팅에서 걸그룹 사진을 보여주며 위기를 모면하는 ‘어리버리’한 모습 등에서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또 다른 주인공 오상식 차장은 개그맨 황현희가 연기했습니다. 충혈된 눈으로 꽉 막힌 도로 위에서 운전을 하는 오상식의 모습이나 말투 등 원작 ‘미생’의 이성민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무척 애쓴 모습이 재미있었네요. 이밖에도 다른 등장인물들을 패러디한 배우들도 참 흥미로웠는데요.

개그우먼 장도연씨는 엄청난 러시아어와 영어 실력을 자랑하는 듯했으나, 알고보니 “쓰바씨바”, ”그시키들” “그노무 쌍노무시키” 등 각종 욕설을 사용한 짝퉁 러시아어여서 폭소를 자아냈습니다. 이어진 영어 실력은 더 웃겼죠. 유창한 영어인가 싶다가 내용이 뭔가 이상하더니 마지막에 “This is the message from H.O.T.”로 끝맺음하죠. 알고보니, 90년대 아이돌 그룹 H.O.T의 노래 ‘전사의 후예’의 영어 랩을 그대로 읽은 거였습니다. ㅋㅋㅋ

 

"This is the message from H.O.T!"

 

주간 관심도 2위는 MBC의 ‘무한도전’이었습니다. 지난 주에 이어 ‘토토가(토요일토요일은 가수다)’ 2편이 방영되었죠.

이번 2편에서는 S.E.S와 지누션, 엄정화, 김건모, 이정현, 조성모, 소찬휘 등 90년대를 제대로 주름잡던 스타들이 총출동해 열광의 공연을 이어갔습니다. 특히 세 아이의 엄마로 ‘전투육아’ 일상 속에서 살아오던 S.E.S의 슈가 공연 중이나 후 무척 감격스러워하는 모습을 선보여 화제였죠. 공연 후 “엄마인 저에게도 꿈이 있었고, 그 꿈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은 수많은 3040세대들에게 큰 울림을 줬습니다. 아마도 그 세대의 시청자에게는 이 말이 스스로에게 하는 위로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일 겁니다.

 

 

공연의 열기는 내내 뜨거웠고, 그 후끈한 분위기는 TV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전해졌습니다. “다음엔 또 누가 나올까?”, “벌써 끝나면 안되는데…” 라는 초조함과 아쉬움을 공연 내내 자아냈었죠. 그 시절 유행했던 노래와 춤들이 흘러나오면서 보는 이들도 모두 90년대로 회귀했습니다. 그 시절, 모두들 지금보다 20년은 젊었던 자신의 ‘젊은 날의 초상’을 추억했던 걸까요.

 

 

감미로운 발라드의 조성모가 ‘빠라바빠빠빠밤~’ 하며 재킷을 사정없이 흔드는 장면이 나오자, 모든 출연진과 관객이 옷을 흔들며 흥겹게 춤을 추며 정신줄(?)을 놓았죠. 뇌쇄적인 곡 ‘초대’를 부르던 엄정화의 뒤에 10여 년 전 함께 했던 댄싱팀이 그대로 함께 하는 모습은 보는 이를 뭉클하게 하기도 했습니다. ‘전화번호’, ‘말해줘’ 등을 부르던 지누션의 힙합곡들은 21세기에 들어도 손색없이 세련된 분위기여서, 90년대가 진정 한국 대중음악계의 르네상스였음을 말해주기도 했습니다.

‘미생’ 종영 후 관심도 1위를 지키며 높은 관심도를 보였던 SBS ‘청담동 스캔들’은 지난 2일 종영을 했습니다. 종영과 함께 관심도는 4위를 기록했습니다. 또 오락 프로그램인 ‘삼시세끼(tvN)’는 후속작인 ‘삼시세끼-어촌편’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지 관심도 5위에 올랐습니다. 지난 주에 비하면 17계단이나 상승했습니다.

관심도와 관련된 인기 키워드를 살펴보니 KBS의 ‘개그콘서트’에서 ‘개콘 보미’라는 키워드가 눈에 띄네요. 보미는 개그우먼 박보미씨가 ‘힙합의 신’ 코너에서 개그맨 김기리와 듀엣으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캐릭터인데요. 김기리와 박보미는 매드클라운 & 소유의 노래 ‘착해빠졌어’라는 노래를 매주 개사해 폭소를 자아내고 있는데, 보미는 귀엽고 예쁜 외모와 재치있고 엽기적인 가사로 매주 화제에 오르고 있는 인물입니다.

 

 

지난주 TV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아래는 12월29일부터 1월4일까지의 TV인터넷관심도 순위입니다.

 

 

그럼 경향신문 SNS지기 ‘향이’는 다음주에 더 재밌는 TV 소식을 가지고 돌아오겠습니다.

‘TV 인터넷 관심도’란 줌닷컴이 현재 방영 중인 국내 142개 채널, 860여개 프로그램 중 누리꾼들의 인터넷 검색, 방송사 홈페이지 방문, 미리보기 및 다시보기 이용정보 등을 통해 형성된 빅데이터를 지표(인터넷 활동량 5만명 기준)로 정리한 것입니다. TV인터넷 관심도를 더 자세히 보고 싶으시다면 여기를 클릭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