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떤 TV프로그램을 보고, 어떤 얘기를 나누고 있을까요? 경향신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지기 ‘향이’가 인터넷 빅데이터를 토대로 측정한 ‘관심도’ 기준으로 어떤 TV프로그램들이 누리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지 정리해드립니다.
지난 3주간의 ‘미생’ 열기를 ‘힐러’가 잠시 식히고 갑니다. 지난주(12월 8일~14일) 에서 가장 큰 화제가 된 TV프로그램은 KBS2TV에서 방영을 시작한 새 드라마 ‘힐러’였습니다. 6년 만에 안방 극장에 복귀한 유지태가 주인공을 맡아 화제가 된 드라마지요. ‘모래시계 세대의 자녀들의 이야기’를 표방하며 새로 시작한 드라마로서, 첫 드라마에 대한 기대효과가 반영된 듯합니다.
‘힐러’와 관련된 인기 키워드를 살펴보니 ‘지창욱 연기 변신’, ‘힐러 인물관계(도)’, ‘박민영 과거 고백’, ‘힐러 최명희’ 등이 있습니다. 레전드급 심부름꾼 ‘힐러’ 서정후 역할을 맡은 배우 지창욱은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로 무장하고 지붕과 지붕 사이를 뛰어다니는 등 그동안의 이미지와 달리 거친 액션을 선보이며 남성미를 과시합니다. 돈을 모아 무인도를 사는 것이 꿈인 그는 어둠 속에서 일하지만, 명랑하고 적극적인 성격의 힐러를 연기해 매력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드라마인만큼 ‘인물관계도’도 화제였네요. 유명한 스타 기자 김문호 역을 맡은 유지태와 인터넷 신문사의 연예부 기자인 채영신(박민영)도 드라마의 주연을 맡았는데요. 김문호는 힐러에게 채영신의 모든 것을 알아오라는 의뢰를 합니다. 김문호와 채영신 사이에는 무언가 복잡한 사연이 얽혀있습니다.
채영신은 5살 때 부모로부터 버려져 7살 때 자살 시도까지 했던 아픈 과거를 지닌 인물인데요. 힐러로부터 이 내용을 접한 김문호가 눈물을 흘려, 둘의 관계에 궁금증을 자아냈습니다. 인물관계도를 살펴 보면 채영신은 김문호의 형수인 ‘최명희(도지원)’의 딸입니다. 최명희는 언론통폐합 시절 정부를 비판하는 해적방송을 했던 멤버 중 유일한 여성 멤버였는데, 채영신의 아버지인 오길한(오종혁)과 결혼해 영신을 낳았지만 의문의 사고 이후 남편과 딸을 잃고 현재 김문식(박상원)의 아내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니 최명희는 드라마의 관계를 잇는 핵심 인물인 셈이죠.
한편 그동안 ‘기자’라는 직업을 소재로 삼은 드라마들이 성공을 거두기란 어려웠기에, 기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드라마 ‘힐러’가 성공을 거둘지도 관심인데요. 분신자살을 시도한 노동자를 인터뷰한 김문호가 생방송에서 “(노동자가) 그런 선택을 하게 된 첫째 이유는 우리 기자들이었습니다”라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최근 ‘기레기’로 욕을 먹어온 현실 속 기자들을 어떻게 다루어갈지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하지만 아직은 직업인으로서 ‘기자’보다는 ‘힐러’라는 심부름꾼의 역할이 좀 더 흥미롭게 다루어지고 있다는 점이 함정입니다.ㅠㅠ
‘힐러’에 밀려 한 계단 내려오긴 했지만 여전히 tvN ‘미생’은 화제의 드라마입니다.
지난 주에는 오상식 차장(이성민)이 장그래(임시완)을 정규직으로 바꿔주기 위해 영업3팀을 확대시키고 부서장이 되려고 문제점을 알면서도 태양열발전소 건을 밀어부치는 내용이 그려졌습니다. 또 해외주재원 선발에서 ‘물먹은’ 김동식 대리(김대명)를 바라보며 후배를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는 자괴감으로 착잡한 마음을 숨기지 못하는 오 차장의 모습이 그려지기도 했죠. 하지만 오 차장이 “다른 팀 보내줄까”라고 묻자, 김 대리가 “오 차장님과 함께 일하는 게 좋다”고 답해 보는 이를 뭉클하게 했습니다.
또다른 에피소드로 과로에 쓰러진 선 차장(신은정)을 두고 팀원들이 팀장의 건강보다 자신들의 ‘기회’를 계산하는 모습에 선 차장이 실망하자, 오 차장이 장그래를 비롯한 신입 직원들을 데리고 프로젝트를 돕는 모습도 그려졌습니다. 전쟁터같은 일터에서 일상을 살아내는 우리들이지만 그런 믿을 만한, 마음으로 기댈 수 있는 동료가 곁에 있다면 얼마나 든든하고 힘이 될까요. 이러한 오 차장의 모습은 보는 이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었습니다.
한편으로 중국의 인맥 문화인 ‘꽌시’라는 용어가 등장해 무엇을 의미하는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기도 했습니다. 꽌시는 잘 아는 관계로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다는 평판과 함께 제공하는 일정한 ‘커미션’이기도 하다네요.
JTBC에서 새롭게 시작한 드라마 ‘하녀들’도 관심도 3위에 올랐습니다. 드라마 스토리에 대한 기대와 함께 경기도 연천 드라마 세트장에서 벌어진 화재 사건과 이로 인해 사망한 스태프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12일에 첫 방송이 된 ‘하녀들’은 첫 방송에서 시청률 2.141%(닐슨 코리아)를 기록하며 종편으로서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었는데요. 첫 방송 바로 다음날인 13일에 사고가 발생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하녀들’은 운명을 뒤바꾼 한 사건으로 인해 양반에서 하녀로 전락한 국인엽(정유미)의 사랑과 인생에 대해 다루는데요. 얽히고 설킨 러브 라인과 더불어 권력층의 암투, 하녀들의 생활과 관계를 다룬 내용들도 재미를 더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MBC ‘무한도전’은 전주 대비 3순위를 뛰어올라 관심도 6위를 기록했습니다. 90년대 최고의 가수들을 모아 18일 공연으로 선보일 ‘토토가(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합류 가수에 대한 예고편이 공개돼 기대감을 높였기 때문입니다. 김종국, 이정현, 김건모 등을 비롯해 터보의 원년 멤버 김정남, 지누션의 ‘지누’ 등이 등장할 것임을 예고했는데요. 제작진이 자막으로 “섭외는 끝나지 않았다”는 문구를 삽입함으로서 정식 공연에서 어떤 가수들이 출연할지 궁금증을 더욱 자아내고 있습니다.
다음은 지난주 TV 인터넷 관심도 순위입니다.
그럼 경향신문 SNS지기 ‘향이’는 다음주에 더 재밌는 TV 소식을 가지고 돌아오겠습니다.
‘TV 인터넷 관심도’란 줌닷컴이 현재 방영 중인 국내 142개 채널, 860여개 프로그램 중 누리꾼들의 인터넷 검색, 방송사 홈페이지 방문, 미리보기 및 다시보기 이용정보 등을 통해 형성된 빅데이터를 지표(인터넷 활동량 5만명 기준)로 정리한 것입니다. (TV인터넷 관심도를 더 자세히 보고 싶으시다면 ☞줌닷컴 홈페이지를 클릭해주세요)
<미디어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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