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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사람들

KHross 가 떴다!

미국 인터넷 언론 <허핑턴 포스트(http://www.huffingtonpost.com)>의 조나 페레티는 나이키사의 주문제작 사이트에 운동화를 주문하면서 신발에 '노동착취공장(sweatshop)'이라는 문구를 넣어달라고 했다. 그러나 나이키는 주문을 거절했고, 거절 이유가 '노동착취'라는 문구 때문이 아니라 그 말이 '부적절한 은어'라서 제작할 수 없다는 답변 이메일을 보냈다. 페레티는 나이키의 억지스런 답변을 친구들에게 전달했고, 친구들은 또 다른 친구들에게 다시 이메일을 전달했다. 결국 이 이야기는 수백만 명에게 퍼져나갔다.


어떤 책에서 읽은 이야기입니다. 요즘 세상은 말 그대로 '광속'으로 움직이고 있고, 움직이는 방향도 어디로 향해 있는지 갈피를 잡기 힘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세상을 조금씩 '살기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가려는 사람들이 있고, 그 사람들의 힘에 의해 움직여가고 있다고 믿습니다. 제3세계 '스웻샵'들에서 만들어낸 신발과 축구공으로 거액을 벌어들이는 나이키와 법적으로 싸우는 사람들도 있고, 아주 작은 실천으로 거대 자본이 가진 이미지와 무책임의 허상을 찌르는 페레티 같은 사람도 있는 법이니까요.






크로스(KHross)는 <경향>과 세상과의 소통을 꿈꿉니다

요즘 미디어 업계의 화두는 '컨버전스(convergence)'라고 하더군요. 그냥 좋게 우리말로 하면 ^^ '융합', '통합' 같은 것이 되겠지요. 온-오프라인의 융합, 글과 멀티미디어의 융합, 뉴스와 내러티브(이야기)의 융합, 뉴스 생산자(기자)와 소비자(독자)의 융합...

그 바탕에 깔려 있는 것은 상호작용, 혹은 '소통'일 겁니다. 예전에 한국의 신문사들은 참 대단한 권력을 누려왔습니다. (특히 독재정권 시절) 정부기관과 대면 접촉하고 정보를 얻어낼 수 있는 독점적인 접근권을 갖고 있었으니까요.
그 독점의 시대가 지나가고 인터넷 세상이 되면서 뉴스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철벽 같던 경계선의 계속해서 무너지고 있는데도 어쩌면 저희 <경향>을 비롯한 신문사들, 나아가 기존 언론사들은 시대의 흐름에 그저 귀를 막고만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신문사들의 웹사이트, 온라인 뉴스서비스, 스마트폰으로 속보 쏘아주기, 웹사이트에 동영상 넣기 같은 '일방적인 서비스'라면 지금도 하고들 있습니다. 그렇지만 반성컨대 '진정한 소통'에 목말라하지는 않았습니다.


크로스(KHross)는 시늉만 하지는 않을 겁니다

언론들은 흔히 '독자와의 대화' '독자마당' 같은 것을 만들어서 독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시늉을 하지요. 저희는 '시늉만' 하지는 않을 겁니다.

'독자와의 대화'를 넘어 뉴스를 함께 만들고, 세상의 변화를 함께 이끌어갈 방법을 찾기 위해 애쓸 겁니다.
고전적인 신문 기사의 틀을 깨는, 호흡이 길고 심층적인 뉴스-스토리를 찾으려 노력할 겁니다.
어느 한 쪽에서 무언가를 전달하면 한 쪽은 듣는, 그런 식의 일방향 언론의 시대는 끝났다는 걸 압니다. 그래서 저희는 뉴스 소비자와 함께 만드는 '인터랙티브형' 미디어를 추구하려 합니다.


크로스(KHross)는 이렇게 운영됩니다

한국 사회의 건강한 흐름, 진보적인 담론, 다양한 생각들이 오가는 메타블로그가 크로스의 기본 틀입니다.

오는 10월 초 본격적으로 선보일 (가칭) 오피니언X에 정치, 경제, 사회, 세계를 아우르는 다양한 시각들이 매일 올라올겁니다. 신문 칼럼보다는 자유롭고 편한 블로그 형식의 글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오피니언X의 필자는 <경향> 기자들과 논설위원에서부터 구례에서 몸에 좋은 우리밀빵을 굽고 계신 분, 멀리 미국 뉴욕에서 환경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까지 다양합니다.
오피니언X와 함께 만들어질 매거진X2.0은 예전에 엄청난 인기를 끌어모았던(^^) 경향신문 섹션 <매거진X>와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성격의 재미난 사이트가 될 겁니다. 대중문화, 시각문화(미술-만화-사진), 책 이야기, 먹을거리, 시골 생활 등 말랑말랑하면서 삶의 영양소가 되는 이야기들을 이 곳에 담아보려 합니다.


크로스(KHross)를 만드는 사람들은

2010년 8월 편집국 안에 새로 만들어진 디지털뉴스국에서 웹, 스마트폰(앞으로는 태블릿PC나 스마트TV 등으로 영역이 늘어나겠지요)에 실리는 컨텐츠들을 담당합니다.

크로스 영역은 특히 디지털뉴스국 안의 인터랙티브 팀에서(영어가 많아서 좀 짜증나시죠? 저희도 마찬가지입니다;;) 담당합니다. 이 블로그(khross.khan.kr)를 맡아서 관리하고 앞으로 온라인에서 여러분과의 소통을 맡는 것도 인터랙티브 팀입니다.

디지털뉴스국 박래용 편집장(leon@kyunghyang.com)께서 이 블로그의 첫 번째 카테고리, [Editor's Choice]를 맡아주실 겁니다. 박 편집장이 뽑은 그 날의 최고 관심사, 경향이 내세우는 뉴스와 읽을거리가 되겠군요. 더 나아가 뉴스들이 웹에서 어떻게 소통되고 있는지, 흐름을 좇는 것까지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의 에디터 블로그 '더 리드(The Lede)'와 같은 심도 있는 뉴스블로그를 지향하고 있습니다만, 아직 국내에서는 성공사례(?)가 없어 새로운 시도가 될 것 같습니다. 
아이디는 레옹이지만 영화 속 레옹이 아닌 감우성 닮은 박 편집장께서 어떤 뉴스 블로그를 선보일지, 시간 가지고 지켜봐주십시오.

며칠 전 트윗을 달궜던 한 인터넷 사용자의 <그 쇳물 쓰지 마라>라는 시를 기억하십니까? 경향신문 체육부에서 자타 공인 '야구 전문가'로 글빨을 날리다 신설된 디지털뉴스팀으로 옮겨온 이용균 기자(noda@kyunghyang.com)가 저 시를 쓴 시인과 어렵사리 연락을 해보았답니다. 저 시를 올린 네티즌께서는 '내가 아닌 용광로에 빠진 그 청년에게 관심을 기울여달라'며 인터뷰를 고사했다는군요. 이 기자는 인터넷이라는 강물을 통해 이 강이 흘러가는 세상의 단면을 들여다보는 글들을 올려줄 겁니다. 아다치 미츠루의 만화 [H2]에 나오는 듬직한 투수 노다 군처럼 덩치도 듬직하고 생각도 듬직하고 글도 듬직한 이 기자의 <웹 세상 엿보기>에도 관심 부탁드립니다.

<경향>에 하고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면 전화를 하셔도 좋고 메일을 보내셔도 좋습니다만, 요즘에는 무엇보다 트위터가 대세죠. 지난달 저희도 트위터 계정을 열고 드디어(!) '튓세상'에서 날개를 펼쳤습니다. @kyunghyang 날개를 달고 트윗세상을 날아다니며 소식을 전하고 소식을 물고 오실 분은 디지털뉴스팀 차준철 팀장(cheol@kyunghyang.com)이랍니다. 아직 트윗 초보여서 '소통으로 가는 길'은 참으로 멀기만 하다고 하네요. 멘션 RT 마구마구 날려주세요!

이 블로그를 꾸리는 저는 인터랙티브팀의 구정은(ttalgi21@kyunghyang.com)입니다. 국제부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다가 생전 처음 온라인과 관련된 일을 맡아 번번이 머리를 쥐어뜯게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 하지만 인터랙티브팀의 든든한 일꾼 윤민용 기자(vista@kyunghyang.com)가 있어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저희 디지털뉴스국, 그리고 편집국 식구들 소개 앞으로 계속 올라갈 겁니다(독자의 요청이 있으면 '민낯 공개'
도 가능합니다 ㅎㅎ) 기다려 주십시오!

독자와의 <크로스>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