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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unghyang

[TV 읽어주는 향이]"지금 보니까 알겠네. 내가 동네 개였다는 걸” 기자 세계 제대로 파고드는 '피노키오'

우리는 어떤 TV프로그램을 보고, 어떤 얘기를 나누고 있을까요? 경향신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지기 ‘향이’가 인터넷 빅데이터를 토대로 측정한 ‘관심도’ 기준으로 어떤 TV프로그램들이 누리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지 정리해드립니다.

tvN ‘미생’의 빈 자리를 결국 SBS 아침드라마 ‘청담동스캔들’이 채웠군요. 지난 한 주(12월22일~28일) 줌인터넷이 측정한 TV인터넷관심도 순위를 보면 1위가 ‘청담동 스캔들’ 2위 ‘무한도전’ 3위 ‘미생’ 4위 ‘피노키오’ 5위가 ‘힐러’입니다. 

이미 종영한 드라마 ‘미생’이 3위에 올랐네요. 미생의 인기가 아직도 식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게다가 최근 비정규직 사용기한을(2년→4년) 늘리는 법안을 정부가 추진키로 했지요. 고단한 비정규직 청년의 상징 ‘장그래’를, 젊은이들이 기억 속에서 쉽게 지우기 어렵게 된 것은 아닐지요.



“사과는 약자들이나 하는 것”과 같은 대사로 시청자들의 뒷목을 잡게 만드는 드라마 ‘청담동 스캔들’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주에 소개해 드렸으니 오늘은 살짝만 얘기하고 넘어가려 합니다.  청담동 스캔들과 가장 많이 검색되는 단어는 ‘마지막회’인데요, 실제로 마지막회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3일 후에는 끝난다는군요. 

이 드라마는 얼마 전 사필귀정·권선징악 단계로 들어섰습니다. (종영해야 하니까요^^) 

친모녀 사이를 이간질했던 강복희(김혜선)를 향한 세란(유지인)의 복수도 있었고요. (해외투자자가 있다면서 그 해외투자자 '제니퍼'로 자신의 친딸 은현수를 소개하죠) 강복희의 아들  복수호는 자신의 주식을 은현수에게 넘기는 등 현수의 (강복희를 향한) 복수를 돕고 있습니다. 강복희의 몰락이 머지 않았네요. 



이제 궁금해지는 것은, 1위를 차지한 ‘청담동 스캔들도 곧 끝나는데 그 자리를 또 어떤 드라마가 메우느냐’ 인데요, 일단 10위권에 있는 드라마는 ‘피노키오’ ‘힐러’ ‘미스터백’ ‘오만과 편견’ 정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추적자’와 ‘황금의 제국’을 쓴 박경수 작가의 신작 ‘펀치’도 치고올라올 가능성이 있지 않나 싶은데 어쨌든 지난주에는 9계단 하락해서 12위에 랭크되었네요.

그건 그렇고, 2위에 '무한도전'이 올랐네요. 5계단 상승한 결과입니다.



화제를 모았던 무한도전의 토토가(토요일토요일은 가수다) 혹시 보셨나요? 90년대 최고의 남녀 아이돌, 트리오, 디바, 남자그룹,  남·녀 솔로가수를 무한도전 멤버들이 직접 섭외해서 무대를 꾸미는 컨셉으로 꾸며졌지요. 저는 각자 자기 노래를  노래방에서 불러서 95점을 넘겨야 무대에 설 수 있는 룰이 재밌더라고요. 장수원, 김재덕씨는 전주 나오는 동안 취소 눌렀는데 100점이 나왔더군요. 이것도 100점으로 쳐주다니요.

가수 ‘션’의 경우 ‘지누’가 못나오겠다고 하자 션이 ‘사람들이 나를 가수가 아니고 자원봉사자로 안다’는 말로 지누를 무대로 불러내는 데 성공해서  웃음을 주었죠. 다만 ‘말해줘 사실을 말해줘, 정말 네 마음을 말해줘’ 이 대목이 참 중요한데, 누가 하려나 했더니 정형돈씨가 엄정화씨 역할을 했더군요. 



과거 터보활동을 했던 김종국씨는 김정남씨를 불러냈는데요, 김정남씨의 넘치는 예능감이 돋보였다는 평이 많이 나오더군요. 심지어 터보 곡이 지금 음원차트를 역주행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려오고요. 무한도전 제작진은 ‘토토가’의 컨셉을 살리기 위해 의상은 물론 무대, 촬영, 자막 등을 모두 90년대식으로 했다고 합니다.

출연이 무산된 핑클과 달리 S.E.S는 종종 재결합 의사를 비치곤 했기 때문에 역시나 섭외성공 했네요. 다만 유진씨가 임신 중이라서 그 자리를 소녀시대의 서현이 채웠습니다. 90년대 복장 그대로인 바다와 슈 모습을 보니 정말 추억이 '돋는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것이로군요. 육아에 바쁜 '슈'씨는 '서태지'와 '태티서'를 헷갈리는 모습으로 웃음을 주기도 했습니다.


(출처: 가수 '바다'씨의 트위터)


그런데, 여기서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왜 우리는 ‘90년대 복고’에 열광하는 것일까요. 이 열광은 게다가 반복되고 있지요. 

여러 분석이 가능하겠지만 현재 문화상품 소비를 이끄는 세대(30대 전후)로 하여금 하이틴 시절을 떠올리게 만들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 세대는 ‘서태지와 아이들’ 등장, HOT SES 등 댄스그룹 행렬 등으로 이전 세대들이 누려보지 못한 새로운 문화충격을  보란듯이 마음껏 즐겼고요, 매스미디어에서 신세대,  X세대, N세대 등등 이름을 붙여주기도 했죠, 그래서인지 ‘(문화적으로) 새 시대를 누렸다’는 자부심이 있는 것 같네요. '언제까지나 청춘일 줄 알았는데' 어느새 같이 늙어가는(?) 그 시절 연예인들을 보는 재미도 있고요.

드라마로 넘어가볼까요. 

SBS 피노키오의 TV인터넷 관심도 순위가 한 단계 상승했는데요, 단지 기자가 '등장'만 했던 다른 '기자 드라마'와 달리 기자세계를 파고들어가려는 노력이 돋보입니다.

지난주 내용을 볼게요. 폐기물 공장 화재사건이 벌어져 그 원인을 찾는 등의 취재에 모두가 열중하는 가운데 ‘뉴스의 흐름’을 바꾸는 단독보도가 나왔습니다. 조작보도 때문에 평기자로 강등된 송차옥에 의해서죠. 송씨의 단독보도는 화재사건 바로 전날 한 순경이 신고를 받고 나갔다가 순찰을 소홀히 했고, 그래서 결국은 막을 수 있었던 화재를 막지 못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해당 순경이 전날 받은 신고는 화재사건과는 관계 없는 가정용 부탄가스 단순 폭발이었습니다. 

사실 송씨는 범조백화점 박로사(김해숙)로부터 "이 뉴스 때문에 (폐기장 허가 등의 문제로) 불편해 하시는 분들(정치인)이 계신다"면서 ‘흐름을 바꿔보라’는 사주를 받고  리포트를 했던  겁니다. 순경의 모습이 담긴 CCTV영상은 박로사가 건넨 것이었고요. 

기하명(이종석)은 사고의 원인은 찾지 않고 애먼 사람에게 의혹을 제기하는 송차옥의 보도에서 기시감을 느낍니다. 과거 소방관인 아버지가 기호상이 이같은 보도 행태 때문에 억울하게 누명을 써야했거든요.



돌아가는 상황이 이상해지자 기하명이 캡 황교동(이필모)에게 왜 ‘안찬수 순경의 잘못처럼 몰아가느냐’며 과거 사건(자신의 아버지 사건)과 흐름이 유사하지 않느냐,  “말도 안되는 이야기’에 사람들이 홀리더냐”고 묻습니다. 그러자 캡이 말하죠. 

 “미안하다. 변명처럼 들리겠지만 그 땐 그게 맞는 줄 알았어. 원래 개가 짖으면 동네 개들도 따라 짖거든. 이유도 모르고. 지금 보니까 알겠네. 내가 동네 개였다는 걸”



자신이 어떤 일을 하고 있었는지를 뒤늦게 깨닫는 순간은 늘 가슴이 저릿합니다. 특히 기자는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피노키오는 기자들이 꼭 봐야하는 드라마 같네요.

송차옥의 보도에 화가 난 최인하(박신혜)와 서범조(김영광)가 송씨를 찾아가 “공장 관계자는 만나봤느냐”며  ‘말도 안되는 보도’라고 따지자 이런 답이 돌아오죠.

“난 의혹을 제기한거지 단정하지 않았어. 그게 문제가 되나? …  얄팍한 증거라도 가지고 와서 따지라고. 기자로서 제대로 된 증거로 의혹을 제기해 봐”

그러자 송씨 뒤편에 서 있던 기하명(이종석)이 말합니다. “증거 갖고 따지러 오겠습니다. 안찬수한테 책임이 없다는 증거를 찾아오겠습니다. 13년 전처럼 무력하게 사람을 잃는 일, 절대 없을 겁니다. 당신이 바꾸려는 이 흐름을 반드시 제자리로 돌리겠습니다”



아마 드라마에서는 기하명이 이기리라 믿습니다. 물론 고난과 역경이 기다리고 있겠지만요. 하지만 슬프게도 현실 속에서는 기하명과 같은 마음을 가진 기자가 그 증거를 결국은 못 찾고 마는 사례도 많이 있지요.

지난주 TV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아래는 12월22일부터 28일까지의 TV인터넷관심도 순위입니다.



그럼 경향신문 SNS지기 ‘향이’는 다음주에 더 재밌는 TV 소식을 가지고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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