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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사고, SNS에서는…] “엄마 내가 말 못할까봐 보내놓는다. 사랑한다”

지난주 수요일인 16일 오전 수학여행을 가는 안산 단원고 학생 등을 태운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했습니다. 선실에서 아이들은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을 들으며 지시를 기다리는 사이 선장과 선박직 승무원들은 배에서 탈출했습니다. 선체 상당부분이 수면 위로 드러나 있던 초기, 정부는 지금과 같은 ‘총력전’을 벌이지 않았다는 비판이 거셉니다. 사건 발생 이레째인 22일 오전 10시 30분 현재 사망자는 104명으로 기록됐고 실종자는 198명에 달합니다.

 경향신문은 지난 한주간의 SNS소식을 전하는 [향이의 SNS 팡팡]이란 코너를 진행해왔는데요, 희생자를 추모하고 실종자들을 하루 빨리 찾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서 제목을 바꿔달았습니다.

 지난주 SNS에서는 슬픔에 잠긴 누리꾼들의 마음을 흔들어놓은 게시물들이 있었습니다.

■ 안산 단원고의 한 학생은 지난 16일 오전 9시 27분 어머니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엄마 내가 말 못할까봐 보내놓는다. 사랑한다”. 어머니는 상황을 아직 모른 채 “왜...? 카톡을 왜 안보나 했더니...나도 아들~ 사랑한다”고 답했습니다. 이 학생은 다행히 구조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게시물은 페이스북에서만 674만6112명이 봤고 ‘좋아요’ 역시 33만8850건에 달했습니다. 트위터에서는 3981차례 재전송됐습니다.

 이**씨는 경향신문 페이스북에 “제발 제동생도연락이왔으면좋겠습니다. 기도좀해주세요..”라는 댓글을 남겼고 이 댓글에도 2002명의 누리꾼이 ‘좋아요’를 눌렀으며 ‘함께 기도하겠다’ ‘힘내라’는 160개의 또다른 댓글들이 달렸습니다.




■ 17일 자정 정홍원 국무총리가 세월호 침몰사고의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있는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을 찾았습니다. 가족들은 “어떻게 이런 원시적인 참사가 발생할 수 있느냐. 정부가 말로만 대대적인 수색구조작업에 나섰다고 흘려놓고 현장에 가보면 진정성을 느낄 수 없다”고 반발했습니다. 가족들을 등지고 서서 방송카메라 앞에서 인터뷰에 집중하던 정 총리는 급기야 물병을 맞았습니다. 이 게시물은 249만7536명이 봤고 4만3678건의 ‘좋아요’를 기록했습니다. 트위터에서는 1204번 재전송됐습니다.

 경향신문 페이스북에서는 이 게시물을 놓고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란도 벌어졌습니다. “해외 순방하다가 급히 일정 취소하고 비행기타고 온 건데 정부에서 뭘 안했다고 물병 던지는 거냐”라는 댓글에 “가족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기자들이랑 웃으면서 인터뷰를 하는데 그게 물병 맞을 짓이지 그럼 아닌가” “대통령도 총리도 사람목숨보다 위에 있지는 않습니다” 등의 반박이 이어졌습니다.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정몽준 의원의 막내 아들 정모씨는 국무총리 물세례 등을 언급하면서 “국민 정서가 미개(하다)”고 밝혀 논란이 되기도 했지요.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한국의 어른들을 ‘덜’ 부끄럽게 해준 의로운 이들도 SNS에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세월호에서 숨진 박지영씨(22)는 “너희들 다 구하고 나도 따라 갈게”라고 말하면서 학생들에게 마지막 조끼를 양보하고 탈출을 끝까지 돕다가 숨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침몰 당시 선장의 ‘퇴선 명령’은 없었으며 ‘바다에 뛰어내려라’고 말한 건 희생자 박지영씨의 판단이었다고 합니다. 양**씨는 “명복을 빕니다. 당신이 진정 영웅이고, 당신이 진정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기억하겠습니다.”라는 댓글을 달았고 이**씨 역시 “진정한 ‘어른’입니다. 육십 헛으로 먹은 누구랑 비교되군요..”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건축배관 설계사인 김홍경씨(58)는 배가 기울어지던 30분동안 객실에 있던 사람들과 함께 커튼과 소방호스를 묶어서 학생 20여명을 난간으로 올려줬습니다. 학생들은 해경 헬리콥터로 구조됐고 김씨 자신은 마지막까지 물에 휩쓸리면서 물속에 있던 학생 한 명을 더 구하고 어선에 구조됐습니다. 그는 “다 아이들인데 안타까워서, 배가 갑자기 기울고 애들 소리가 들리는데 혼자 나올 수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채**씨는 “이런분 10명만 계셨어도 200명을 살릴수있었다..”라는 댓글을 달았고 이**씨는 “선장과 승무원이, 이분같은 마음이었으면, 더 많은 생명을 건질 수 있었는데”라는 글을 달았습니다.




■‘폭탄주·헹가래’ 술자리 파문은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습니다. 새누리당 세종시장 후보로 선출된 유한식 현 시장은 사고 사흘 째로 실종자 가족들이 가슴이 타들어가던 18일 밤, 폭탄주가 도는 술자리에 참석했고 이 자리에선 유 시장을 위한 건배사도 있었습니다. 이어 19일에는 파주시장 예비후보(박재홍·조병국·이용근·이재홍) 합동연설회에선 후보자들을 헹가래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이 모습을 본 트위터 아이디 ‘창*’님은 ‘이분은 나랏일을 할 자격이 없으신것 같네요.’ 라는 글을, ‘박**’님은 “애도의 마음으로 아파트부녀자회 야유회 마저도 잠정취소 한다는데....”라고 글을 남겼네요. 이 게시물은 페이스북에선 114만1760명이 봤고 트위터에선 991회 재전송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