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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확확 라운드업

[뉴스 따라잡기]우리가 안녕하지 못한 이유는

지난 10일 고려대 주현우씨가 붙인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가 큰 울림이 돼 다양한 양식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전국 대학가에서, 거리에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안녕' 대자보가 붙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SNS에서 '안녕'한지 묻는 인사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물음이 우리의 가슴을 친 이유는 무엇일까요. 


'안녕' 대자보들의 내용을 차분히 읽어보기로 했습니다. 우리가 '안녕하지 못한 이유'들은 무엇인지, 그 내용을 보고 기록하는 것이 그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첫걸음이니까요.


*대자보를 올린 순서는 무작위입니다.

* 주현우씨가 최초로 올린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입니다.

이 대자보에서 '안녕하지 못한 이유'는 철도파업으로 수천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읽고, 국가기관의 선거개입이란 사태에도 대통령을 사퇴하란 말 한 마디에 국회의원의 제명이 운운되고, 밀양 송전탑을 반대하는 주민이 음독자살을 하고, 쌍용차 노동자에게 수십억의 벌금과 징역이 떨어지는 하수상한 시절에 88만원 세대라 불리는 우리는 정치와 경제에 무관심한 것이 아니라 "단 한번이라도 그것들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고 목소리내길 종용받지도 허락받지도 않았기에. 남의 일이라 외면하면 문제 없는가. 정치적 무관심이란 자기합리화로 물러나 있는 건 아닌가 물을 뿐. 안녕하지 못하다면 외치지 않을 수 없을 것. 그것이 무슨 내용이든지. 그래서 묻고 싶습니다. 모두 안녕하십니까"

*키워드 : 철도민영화(철도파업), 국가기관 선거개입, 밀양송전탑, 쌍용차, 88만원세대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화보 모음 보러가기]


* 지난 16일 전북 군산대 교내 학생자치기구 전용게시판에 붙은 '안녕하십니까' (아래)

이 대자보에서 '안녕하지 못한 이유'는 "철도민영화, 의료민영화가 이뤄지고 있는데 만평으로 보듯이 치료받고 싶어도 못받게 되는 게 비약이 심하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의료민영화 같은 경우 법안이 통과되었고 다른 경우(가스, 수도, 전기) 같은 경우에도 법이 개정되거나 새 법이 입법화될 수 있다는 선례가 될 수 있다. 과연 국민인가, 경제인가 저울질하는 정책에 안녕하실 수 있겠습니까. "

*키워드 : 철도민영화, 의료민영화


*<부산대>에 붙여진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이 대자보에서 '안녕하지 못한 이유'는 "지난 대선에서 52% 대 48%로 국민이 나위었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청와대와 정부여당의 일관된 모습에 48%의 국민은 지쳐가고 있다. 독재정치에 저항했던 우리 부산 대학교 선배님들이 원했던 사회는 이런 것이었습니까. 기성세대에 물들어 보수와 진보로 편갈린 채 서로를 비방하고 헐뜯고 있는 것은 아닌지. 혹은 모든 현실을 외면한 채 스펙과 취업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부산대 학우 여러분은 정녕 안녕들 하십니까. 노동자는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와 같고 우리의 미래와 같으며 우리 후손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노동자를 향한 우리 사회의 시선은 점점 차가워지고 있는 듯합니다. 국회 청소노동자들을 직접 계약하겠다던 국회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은 채 여당의 한 국회의원은 헌법에서 보장한 노동 3권으로 대표되는 노동자들의 권리를 무시하는 말을 청소노동자들을 향해 내뱉고, 최근 코레일은 철도노조 파업 참가자 전원을 하루 만에 직위해재했습니다. 우리 대학생들은 우리 노동자들을 위해 무엇을 했습니까. 우리 대학생들이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러 가지 현안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우리 사회에 알림으로써 우리는 깨어 있다는 것을 말하기 위함입니다."

*키워드 : 보수와 진보, 청소노동자, 철도파업, 대학생들은 깨어 있다 


*광주 서구문화센터 앞 버스정류장에 붙어 있던 대자보(독자 제보)

이 대자보에서 '안녕하지 못한 이유'는 "철도노조 파업으로 8천여명이 직위해제 당한 상황. 저는 미래를 위해 이분들을 응원합니다. 의료민영화 또한 반대합니다. 저는 제가 앞으로 돈이 많아 몇십만원짜리 고속열차를 탈 수 있을 거라고, 앞으로 영원히 건강해 병원에 가지 않을 거라고 장담하지 못합니다. 지난 일년간 안녕하셨습니까. 국정원 부정선거 개입, 밀양 송전탑 공사, 3대 장관 모두 사퇴, 공약 사실상 포기상황(반값등록금), 이 모든 현실을 외면하고 건네는 인사. 정치적 대립이 아닌 정의와 불의의 대립입니다."

*키워드 : 철도노조 파업, 의료민영화, 국정원 부정선거 개입, 밀양 송전탑, 반값 등록금


*성균관 대학교에 붙여진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이 대자보에서 '안녕하지 못한 이유'는 "성균관대 총학생회 선거를 치르고 그 결과로 안녕하지 못합니다. 처음으로 맞이한 선거는 지나친 학교개입으로 안녕하지 못했습니다. 학생들은 결코 부당함과 부정의에 침묵하고 있지 않습니다. 침묵을 통한 은폐와 외면은 오히려 정부와 사회가 자행하고 있습니다. 어떠한 주요 언론에서도 밀양 문제 투쟁을 하시다 음독자살하신 어르신에 대해 정확하게 방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대학에서도 학생들이 게시한 대자보를 철거하고 있습니다. 사회, 정부, 그리고 학교는 과연 침묵을 통해 안녕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키워드 : 성균관대 총학생회 선거 부정, 대자보 철거, 밀양 송전탑


*연세대에 붙여진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이 대자보에서 '안녕하지 못한 이유'는 "정치고 사회고 모르는 무지랭이입니다. 여느 대학생과 마찬가지로 안녕하려고 안간힘을 다해 살고 있지요. 그러나 동물이 본능적으로 자연재해가 닥쳐올 것을 예감하듯이 나는 이 세상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국정원이 121만건의 트위터 글을 쓰면서 대통령 선거에 개입했다고 합니다. 삼성에서 서비스직 노동자로 일하던 한 남자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답니다. 고압 송전탑이 생기는 것에 반대하던 밀양 주민들은 독극물을 마시고 세상을 떠났답니다. 민영화 추진에 반대하는 7000여명의 코레일 직원들은 모두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그런데 나는 책상 앞에 앉아 시험공부를 합니다. 나는 자꾸만 불편하고 불안하고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세상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비단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나는 지금도 안녕하지 못하고, 앞으로도 안녕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감에 휩싸여 자꾸만 두렵습니다. "

*키워드 : 국정원 대선개입, 삼성서비스 노동자 자살, 밀양 송전탑 주민 음독자살, 민영화, 코레일 직원 직위해제


*효성고등학교 3학년 학생의 대자보

이 대자보에서 '안녕하지 못한 이유'는 "졸업을 앞둔 고등학교 3년 정현석입니다. 전국의 고등학생 여러분은 지금 안녕하십니까. 교육청 국정감사에서 서울시 교육청이 국정원 대선개입 시국선언에 동참한 청소년들을 사찰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촛불집회가 열리는 주말마다 교육청 직원들이 참석 학새들의 발언과 동향을 감시하고, 학생 수와 발언 내용, 배포 유인물, 팻말에 적힌 구호 등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고 합니다. 서울학생인권조례에 의하면 학생은 집회의 자유를 가진다고 합니다. 저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무시한다면 우리의 정당한 권리를 점차 빼앗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우리의 권리조차 무관심하게 만들었습니다. 학생들이 요구하지 않으니 정작 학생들을 위한 정책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언젠부턴가 매년 성적 비관으로 자살하는 학생들이 끊이지 않아도 당연하게 여기게 되었습니다. 입시와 취업도 물론 중요합니다. 그런데 두고만 보다가는 내가 대학생이 되어도 사회인이 되어도 당연한 것을 그야말로 당연하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아 두려워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안녕하지 못합니다"

*키워드 : 교육청 촛불집회 학생 사찰, 학생 인권, 학생들의 권리, 성적 비관 스스로 목숨끊는 학생들, 당연한 것을 당연하다고 말할 권리


‘안녕하지 못한’ 그들의 하소연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학점이나 ‘스펙’ 쌓기의 스트레스 하소연에서부터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 철도노조 파업, 밀양 송전탑 문제 등 사회 현안을 향한 그들만의 ‘돌직구’까지.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들에는 우리 시대 젊은이들의 이야기들이 구구절절 적혀 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숨겨놨던 생각과 감정들을 오롯이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16일 전남대 인문대 소속 한 학생은 학교 게시판에 붙인 대자보에서 “이번 학기 동안 학점의 ‘안녕’을 위해 다섯 개의 리포트를 썼다. 장학금의 ‘안녕’을 위해 여섯 번의 공들인 발표를 했고, 네 번의 시험을 치렀다. 그동안 밀양에선 56명이 병원에 실려 갔다”고 썼다.

성신여대 수학과 1학년 ㄱ씨 역시 “토익이니 스펙이니 사회가 요구하는 것을 채우며 당장의 사회·정치·경제 문제는 뒤로한 채 내일의 시험을 또 준비한다”며 “비겁하게 현실을 외면하며 날마다 쌓여가는 과제와 시험에 치여 산다”고 자신의 상황을 토로했다. 

최근 사회 현안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연세대 2학년 ㄴ씨는 대자보를 통해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은 이미 명백한 증거들이 나오고 있는데도 우리는 그에 대해 말을 하지 못하고 있다. 입을 여는 순간 색깔론과 음모론이 우리에게 낙인을 찍으며 입을 다물게 만든다”고 말했다. 국민대 1학년 이재혁씨는 철도노조 파업과 관련해 “이번 파업은 법적 절차를 모두 밟았고, 필수 인력은 현장에 남겨두고 하는 합법 파업인데, 진정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 이들은 관권 부정선거를 통해 불법적으로 정권을 잡은 사람들 아니냐”고 적었다. 

동국대 정치경제학연구학회 학생들의 재치있는 대자보도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민영아(‘민영화’를 의인화한 말)! 거긴 안돼!”라고 크게 쓴 뒤, 그 밑부분에는 “철도노조의 KTX 민영화 저지 파업을 지지합니다”라고 썼다. 간호학과에 다니고 있는 한 여대생은 “의료민영화로 부유하지만 굳이 간호행위가 필요하지 않은 환자들로 병원이 가득하고, 수많은 예비간호사를 두고도 그 손길을 받지 못하는 환자가 많아질 대한민국이 문제”라고 성토했다.

대구의 한 여고생은 “촛불집회에 나가고 시국선언을 하는 사람들을 보고 멍청하다고 생각했다. 대학 선배님들의 대자보를 읽고 가슴이 뛰었다. 그것이 멍청한 것이라면 저는 멍청하게 살아가겠다”고 했다.

이들의 목소리는 사회에 대한 ‘어쩔 수 없는’ 외면과 소통의 부재에서 시작됐지만 이제 다양한 주제의 절규로 터져나오고 있다. 이화여대 학생문화관에 붙어 있는 대자보는 그래서 그들의 목소리가 잦아들지 않고, 계속 확산될 것임을 전하고 있다. 한 편의 시로 쓴 이 대자보는 “깊은 동면에 들었지만 누군가의 절규를 듣고 눈을 뜨지 않았다. 바깥의 추위와 메마름이 날 찢을까 무섭기 때문이었다. 이제는 감히 위로 올라가려 한다. 이제는 감히 이 모순의 세상을 등지고 함께 절규를 지르려 한다”고 적혀 있다.




17일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는 다양한 방식으로 확산됐습니다.



'안녕들 하십니까' 힙합, 디자인, 앱까지... 시민들 재능 기부로 응답

김여란 기자 peel@kyunghyang.com

힙합 곡, 차량용 스티커, 스마트폰 앱까지, 대자보로 시작된 ‘안녕들 하십니까’에 대한 호응이 이색 참여로 이어지고 있다. 시민들은 각자의 재능과 상황에 맞게 대자보 외 다양한 방식으로 ‘안녕들 하십니까’에 응답했다.

문구점 아저씨는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에 쓸 종이를 사러 온 대학생에게 돈을 받지 않았다. 17일 한양대에 대자보를 붙이고 사진을 ‘안녕들 하십니까’ 페이스북에 게시한 박효원씨는 “대자보를 쓰려고 종이 사러 문구점에 갔었는데, 주인 아저씨가 응원한다며 공짜로 줬다”고 밝혔다. 

‘안녕하지 못한’ 시민들은 승용차에 붙일 수 있는 ‘의료민영화 반대’ 차량용 스티커를 만들었다. ‘25살 젊은 애기 엄마’라고 밝힌 정주리씨는 “지역 카페에서 엄마들이 힘을 합쳐서 작게나마 차량용 스티커로 우리의 의견을 세상에 알리려고 한다”며 “안녕하지 못한 세상에 태어나게 한것 같아서, 처음으로 우리 애기들한테 젊은 엄마가 되어준 게 후회스러우면서 미안해졌다”고 전했다.

‘의료민영화 반대’ 내용을 담아 시민들이 제작한 차량용 스티커 /안녕들하십니까 페이스북 페이지(facebook.com/cantbeokay) 제공


‘안녕들 하십니까’ 제목을 단 자작곡과 힙합 곡도 나왔다. 조회수 수만건이 넘은 힙합 곡은 “안녕한 척이 아니라, 정말 안녕들 하십니까”라며 시작한다. 

이어 “삼성 서비스 기사가 불합리한 임금 때문에 자살해도 갤럭시 할부원금이 내려가는 것을 보며 행복했고, 바른 말을 하는 사람들이 죄다 빨갱이 종북 간첩이 돼도 다들 자기 할 일이 바쁘다면서 모른 척했다” 등 랩 가사를 통해 불법 대선개입, 밀양 송전탑, 철도 민영화, 인천공항 비정규직 청소 노동자, 쌍용 해고 노동자, 의료 민영화, 보수 언론 문제 등을 다뤘다. 이 곡은 인터넷 링크(www.4shared.com/mp3/JkT6V-8S/__online.html)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서울시립대 학생회관 앞 학생들이 그물로 쳐 만든 간이 게시판 /안녕들하십니까 페이스북 페이지(facebook.com/cantbeokay) 제공

이날 서울시립대에는 대자보 붙일 곳이 없는 학생들을 위해 ‘암모나이트’라고 밝힌 학생이 학생회관 부근에 그물을 쳐 간이 게시판을 만들었다. 

그는 그물 위에 ‘나도 게시판이다’라고 써 붙이고 본인의 대자보를 부착했다. 그는 대자보에서 “학내에 대자보를 자유롭게 붙일 수 있는 곳은 학생회관 뿐인데 그마저도 학교 도장 안 찍었다고 떼고 광고로 덮히는 곳이다. 안녕들 하시냐는 질문도 하기 전에 시립대는 인사말조차 할 공간이 없는 척박한 공간이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들의 공간, 우리들의 목소리를 되찾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서울대 디자인학부 학생들은 페이스북에 ‘안녕들하십니까’ 타이포그래피 대자보 프로젝트 페이지를 만들었다. 이곳에 ‘안녕하십니까’ ‘안녕 못하다’ 등의 문구가 다양한 글씨체로 게시돼 있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교내 중도터널에서는 ‘안녕들 하십니까’ 등 문구를 전시하고 있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학생들은 “현재 일어나는 일련의 부당한 일들에 대하여 많은 학생들이 ‘안녕들하십니까’를 외치고 있다. 우리는 디자인학부 학생들로서, 타이포그래피라는 디자인 언어를 통해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고 밝혔다. 

서울대 디자인학부 대학생들이 진행 중인 ‘안녕들 하십니까’ 타이포그래피 대자보 프로젝트 /해당 페이스북 페이지 제공

‘안녕들 하십니까’ 이름을 단 스마트폰 어플케이션도 나왔다. 이 어플을 설치하면 스마트폰 배경 화면에 펄럭이는 태극기 모양과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문구가 생긴다. 태극기 크기와 위치는 조절할 수 있다. 이 앱 개발자는 “저는 서민이라 안녕하지 못하다. ‘안녕들 하십니까’ 열풍에 조금이나마 동참하기 위해 어플을 만들었다”며 “지금이 역사의 한 순간인데 저 또한 역사 속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 어플은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안녕들 하십니까’를 검색하면 다운받을 수 있다.

애초의 ‘안녕들 하십니까’ 페이스북 페이지 외에도 각 대학이나 지역, 분야별로 관련 페이스북 페이지는 늘어나고 있다. 17일 현재 서울대, 성균관대, 인하대, 중앙대, 성공회대, 서울시립대, 이화여대, 가톨릭대, 한성대 등 대학별 ‘안녕들 하십니까’ 페이스북 커뮤니티가 생겼고 청소년, 신촌, 창원지역, 영국 지역 시민들을 위한 페이스북 페이지도 있다. 이곳에서는 각 지역에 붙은 대자보와 향후 계획이 공유된다.


‘안녕들’ 대자보 주인공 인터뷰(1) 서강대 정다운씨


정씨는 스스로 “알을 깼다”고 말했다. 직위해제 당한 철도 노동자들,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다 숨진 밀양주민을 보며 가슴이 아팠지만 ‘종북’으로 낙인찍힐까 두려워 나서지 못하는사회 분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정씨는 주씨의 질문을 보고 용기를 냈다. 같은 학교 학생들이 모이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서강 학우 여러분, 안녕들 하십니까’란 글을 올렸고 순식간에 500명 이상이 호응했다. 

정씨는 “지금의 삶에 답답해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았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했다. 글을 올린 다음날 직접 손으로 쓴 대자보를 처음으로 교내에 게시했고 다른 학생들이 잇따라 동참했다. ‘서울역 나들이’가 있었던 14일엔 전공책까지 챙겨 고려대에서부터 서울역광장 집회까지 200명 넘는 사람들과 함께했다. 정씨는 “시험을 앞두고 있었지만 사람들의 응원을 보며 작은 책임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16일 오후에는 고려대에 '엄마의 대자보'가 붙었습니다.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는 이미 청년들의 전유물을 넘어섰다. ‘안녕하지 못한’ 자식을 둔 기성세대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6일 오후 대자보 열풍의 진원지인 고려대 정경대 후문 담에는 자신을 ‘82학번 너희들의 엄마’라고 밝힌 이의 글(사진)이 붙었다. 게시물은 짧지만 ‘엄마’의 진심어린 자성과 응원을 담고 있다. 자그마한 대자보에는 “너희들에게만은 인간을 가장 귀히 여기는 세상을 물려주고 싶었는데…. 너를 키우면서 부끄럽게도 성적과 돈에 굴종하는 방법을 가르쳤구나. 미안하다. 이제 너의 목소리에 박수를 보낸다”고 적혀 있다. 이 게시물 사진은 ‘안녕들 하십니까’ 페이스북에도 올라와 있으며,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18일 광주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대자보 게시를 금지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은 18일 “광주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생이 ‘안녕들 하십니까’‘대자보를 붙이려 했으나 학교 측이 이를 제지했다는 사실을 제보 받았다”고 밝혔다. 이 학생은 직접 손으로 대자보를 쓴 뒤 학생부를 찾아가 담당교사에게 “대자보를 붙이겠다”고 신고했으나 학교측은 허락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모임은 “교무실에 있던 다른 교사들도 이 학생에게 면박을 줬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학생이 쓴 대자보는 전교조 법외노조와 철도민영화, 한국사 교과사, 밀양 송전탑, 종교의 자유 문제 등을 담고 있다. 



국회에서도 민주당 원혜영 의원이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를 붙였습니다. 


대학가에서 시작된 대자보 ‘안녕들 하십니까’ 열풍이 국회에 상륙했다. 민주당 원혜영 의원은 지난 17일 국회 의원회관 8층 게시판에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붙였다.


원 의원은 대자보에서 “이 시대가 만든 성공의 잣대를 따라 개인의 안녕만을 추구하는 것의 의미를 다시 따져보는 물음 앞에 지금의 현실에 이르기까지 온 힘을 다해 막지 못한 것을 반성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우리는 또 물어야 한다. 서로의 안녕을 묻는 것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우리 주변을 둘러보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며 국가가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인지 서로에게 묻고 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원 의원은 또 “우리 모두가 안녕한 사회를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따지고, 바람직한 우리 사회의 가치를 다시 세워야 한다”면서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이 용기를 낼 수 있도록 저부터 다시 뛰겠다”라고 전했다. 



18일 원광대학교에 철도 기관사가 대자보를 붙였습니다. (독자 제보)



이화여대에 붙은 대자보는 '문학성'을 인정받았습니다.



19일에는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의 대자보가 화제가 됐습니다.



고려대 대자보를 훼손한 일간베스트 회원이 경찰 조사를 받게 됐습니다.

고려대 '안녕들…' 대자보 찢은 일베회원 경찰 조사 받아

서울 성북경찰서는 이 대자보를 붙인 고려대 이샛별씨(20·수학과)가 “학교 안에 붙인 대자보를 찢고 온라인 상에서 본인을 성적으로 비하한 일베회원 ‘자궁떨리노’를 처벌해 달라”며 16일 고소장을 제출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이날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은 "안녕들..." 대자보에 야권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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